“핸디캡 1번 홀입니다.”
“도전해야지요.”
“아마추어는 보기만 해도 잘한 거겠죠?”
어려운 홀과 쉬운 홀은 스코어카드에 있는 핸디캡으로 알 수 있습니다.
1번부터 18번까지 순번을 매겨놓습니다. 숫자가 낮을수록 어려운 홀입니다.
통상 거리가 길거나 페어웨이가 좁고 페널티구역이 넓게 구성된 홀 등 아마추어가 파를 하기 쉽지 않은 홀입니다.
이와 달리, 느낌으로 어려운 홀이 있습니다.
계곡이나 워터해저드를 넘겨야 하는 홀, 온그린시켜야 하는 샷인데 그린이 보이지 않는 홀 등 생각이 많아지는 홀입니다.
홀을 보며 나름대로 어떻게 칠지 계획을 세웁니다. 거창하게 코스 전략(course management)이라고 합니다.
매 홀 집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홀마다 샷을 하기 전에 전경을 눈에 담으며 평이한 홀과 어려운 홀로 구분합니다.
평이해 보이는 홀은 클럽별 거리를 감안해 치면 되기에 신경을 많이 쓰지 않습니다.
드라이버 샷 이외에는 가능한 한 실수(미스샷)를 줄이는 클럽을 선택합니다.
예를 들어, 평탄한 390m 파 4 홀이라면 드라이버 샷을 한 다음 두 번째 샷 지점에서 남은 거리와 페널티구역을 고려해 레귤러 온 할 건지 쓰리 온 할 건지를 정하며, 물을 건너는 파 3 홀은 그린 중앙까지 거리를 계산합니다.
어려운 홀에서는 대안을 떠올립니다. 실수하면 대가를 치르게끔 설계된 홀입니다.
질러서 성공하면 파를 하지만 실수하면 더블 보기 이상을 하는 상황입니다. 대안은 실수를 줄이고 파 또는 보기를 하는 안입니다. 협상할 때 ‘최적 대안’, BATNA(Best Alternative To Negotiating an Agreement)를 마련하는 방법이며, ‘합의가능영역’, ZOPA(Zone Of Possible Agreement)입니다.
상황 1) 파인크리크 CC 파인코스 4번 파 4 홀, 그린 앞에 계곡이 있습니다.
드라이버 샷 거리가 짧아 두 번째 샷을 160m 정도 남겨 두었습니다. 그린 앞에는 공간이 거의 없으며 프린지에 떨어질 경우 계곡으로 굴러내려 갑니다. 그린 왼쪽은 여유가 있습니다. 깃발은 그린 왼쪽 뒤편에 있습니다. 계곡 앞까지 레이업(lay up) 한 후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는 안이 있습니다만 컨디션이 괜찮기에 한 클럽 길게 잡고 깃발 왼쪽을 겨냥합니다. 부담감으로 인해 당겨 쳐서 그린 왼쪽 러프에 공이 떨어집니다. 어프로치 샷 한 번, 오르막 1 퍼트, 파로 마무리합니다.
상황 2) 세이지우드 드림코스 3번 파 4 홀, 티잉구역 앞에 커다란 워터해저드가 있습니다.
400 미터 가량 되는 길이에 물을 건너는 드라이버 샷을 해야 합니다. 왼쪽으로는 210m, 가운데로는 190m, 오른쪽으로는 170m 정도 쳐야 하는 홀이며 두 번째 샷부터는 오르막입니다. 3 온 2 퍼트, 보기를 목표로 정하고 연못 가운데와 오른쪽 사이로 겨냥하고 티샷 합니다. 원하는 곳에 떨어집니다. 대안 없이 두 번째 샷을 멀리 보내려다 우측으로 밀려 깊은 러프에 빠집니다. 높은 언덕 위에 있는 그린이 보이지 않습니다. 세 번째 샷으로 뒤쪽 그린에 공을 올려 3 퍼트로 마감해 더블 보기를 합니다. 두 번째 샷을 왼쪽으로 100m 정도 남기는 지점으로 보냈으면 보기로 마무리할 수 있었는데, 대안 없이 친 샷이 아쉽습니다.
어려운 홀에서는 실력에 맞는 최적 대안을 떠올려 아름다운 도전이 되도록 해야지 무모한 도전은 피해야 합니다.
코스 설계자 의도를 파악해 협상하면 실수를 줄이고, 대안 없이 치는 샷은 실수로 이어집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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